
안녕하세요. 라미컨벤션 온미영입니다.
앞에서는 보통 결혼식 순서를 전부 따르거나 전부 없앨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웨딩홀에서 상담받기 전에는 무엇부터 정해야 할까요?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상담을 받으면 “이런 것도 가능한가요?”라고 묻다가 끝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웨딩홀을 알아보기 전에 식순을 완벽하게 만들어 둘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꼭 필요한 것과 바꿔도 되는 것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만 정리해 두시면 됩니다.
그래야 상담할 때 이 장소가 두 분의 결혼식에 실제로 맞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미리 정해 두면 좋은 것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1. 먼저 두 분과 가족의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보세요.
길게 설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식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내용만 정리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 어떤 가족들이 함께하는지
- 자녀나 형제자매처럼 예식에 참여할 사람이 있는지
- 해외에서 오는 가족이 있는지
-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지
- 준비 기간이나 일정에서 꼭 고려해야 할 것이 있는지
정도입니다.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보다 예식을 준비할 때 실제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적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저희 상황이 이런데, 여기서 할 수 있는 것과 더 알아봐야 할 것을 나눠서 알려주실 수 있나요?”
2. 꼭 남기고 싶은 순간을 먼저 정해 보세요.
다음으로 결혼식에 꼭 있었으면 하는 순간을 정해 보세요.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두 분에게 중요한 것 2~4개 정도만 먼저 생각해 보셔도 됩니다.
혼인서약을 꼭 하고 싶은지,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남기고 싶은지, 자녀나 형제자매처럼 가까운 사람이 함께하는 순서가 필요한지, 가족사진이나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중요한지 등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모든 결혼식에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은 없습니다. 두 분이 나중에 돌아봤을 때 꼭 남아 있었으면 하는 순간이 무엇인지부터 정하시면 됩니다.
남기고 싶은 순간을 정했다면 예식 시간만 보지 말고, 도착부터 마무리까지의 일정도 함께 살펴보세요. 경우에 따라서는 본식 시간보다 그 앞뒤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식순을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지, 간단한 리허설을 해야 하는지, 사진은 언제 찍을지, 식사와 인사에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둘지까지 함께 살펴보셔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도착부터 촬영, 본식, 식사, 가족 인사까지 이용 시간 안에 할 수 있을까요?”

3. 반대로 바꾸거나 빼도 되는 것도 정해 보세요.
꼭 필요한 것을 정하는 만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가려내는 일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식순에 들어 있다고 해서 모든 절차를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주례를 둘지, 어떻게 입장할지, 사진 촬영과 식사를 어느 순서에 둘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바꾸려는 것 가운데 외부에서 가져와야 하는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의상이나 한복, 외부 촬영·메이크업 업체, 영상이나 음원, 가족 문화와 관련된 소품이나 세레모니처럼 일반적인 패키지에 없는 것이 필요하다면 미리 말씀하셔야 합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의미가 크지 않은 순서는 생략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바꿔도 되나요?”
“외부 업체를 이용한다면 설치나 준비 시간이 따로 필요한가요? 당일에는 누가 관리하나요?”
4. 가족이 어떤 역할로 함께할지도 생각해 보세요.
가족 구성이 일반적인 식순과 조금 다르다면 이 부분을 미리 생각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와 함께 입장할지, 축사를 맡을 사람이 있는지, 자녀나 형제자매가 예식에 참여한다면 어떤 방법이 자연스러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역할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식에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고, 가족석에서 함께 지켜보는 편이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 누가 맡는 순서인지를 따지기보다 가족에게 어떤 방법이 자연스러운지를 먼저 보시면 됩니다.
역할을 정했다면 공간과 이동 경로도 확인하셔야 합니다. 예식 내용이 잘 맞더라도 실제 공간에서 불편하면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가족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싶은지, 자녀나 어르신이 이동하기에 동선이 괜찮은지, 촬영과 식사, 본식을 오갈 때 불편하지 않은지 등을 함께 보세요.
상담에서는 “이 역할이 가능한가요?”에서 끝내지 말고 이렇게 물어보세요.
“가족 역할을 일반적인 식순과 다르게 정할 수 있나요?”
“그럼 실제로 어디에서 대기하고, 언제 이동하고, 어떻게 진행하나요?”

5.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면 통역보다 먼저 정할 것이 있습니다.
양가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면 먼저 누가 어떤 내용을 꼭 이해해야 하는지 정해 보세요.
혼인서약을 양가 부모님 모두가 이해해야 하는지, 사회자의 주요 안내가 두 언어로 필요한지, 별도의 안내문이나 식순지만으로 충분한지 등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순서를 두 언어로 진행해야 한다고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사회자의 주요 안내를 두 언어로 할 수 있나요?”
“통역이 필요한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
상담에서 “가능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과 실제 예식 날 정한 대로 진행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정한 내용을 누가 실제로 진행하는지 물어보세요. 정한 식순은 누가 정리하는지, 가족이나 사회자에게 필요한 내용은 누가 전달하는지, 당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면 누가 조정하는지까지 알아보시면 됩니다.
일주일 만에 결혼식을 올린 한일 커플이 있었습니다.
무엇을 정해야 하는지 알아도 막상 두 분 사정에 맞춰 준비하려면 막막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더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이 한일 커플이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예식까지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어도, 한국 결혼식도 낯선 두 사람은 그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다음 글에서 그 결혼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년 10월